블로그

더 많은 이야기

bks20190505_132318_HDRjpg.jpg

이 어린 아이는 제 몸집보다 큰 배낭을 메고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이 날이 5월 5일 어린이날입니다. 이 아이 찬율이는 선천성 심장병으로 수술 받은 아이입니다. 

아이가 힘들어 하니 아빠는 그럼 배낭을 메라고 했고 아이는 두말 없이 아빠의 배낭을 짊어졌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시겠습니까?

 

bks20190505_121621_HDRjpg.jpg

다리가 길고 날씬 한 아가씨가 산을 오릅니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 민경이는 심장병 수술을 두번 받았고 한번 더 받을 예정입니다. 

Rastelli 수술이라는 큰 수술을 받았고 성장한 후 인공 폐동맥을 한번 바꿔줄 예정입니다. 

 

환우회 청량산 장인봉 9-1.jpg

큰 아이는 걸리고 걷지 못하는 아이 물결이는 안고 갑니다.

전쟁으로 피난 가는 것이 아니라 선천성 심장병으로 수술 받은 아이들 건강을 위해서 함께 산을 찾은 것입니다. 

 

환우회 청량산 장인봉 2.jpg

엄마와 아빠와 함께, 선천성 심장병으로 수술받은 아이들은 경북 봉화군에 있는 청량산 장인봉 870미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환우회 청량산 장인봉 6.jpg

심장 수술로 건강을 되찾은 아이들의 행복이 거저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열심히 운동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이웃을 사랑하면서 행복을 지켜갑니다.

 

bks20190505_115142_HDRjpg.jpg

부처님의 자비를 비는 연등으로 청량사는 완연한 봄 기운과 함께 한층 아름답습니다. 중생의 고통스러운 사연이 이리도 많을까?

심장병 어린이들은 이들보다 더 많은 사연을 머금고 살아갑니다.

지금도 심장병으로 치료받고 있는 아이들도 있고, 친구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받는 아이들도 있으며, 수술 후유증으로 성장이 더딘 아이들, 선천성 심장병으로 삶을 마감한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더 많습니다. 선천성 심장병 수술도 얼굴 성형수술처럼 더 건강하기 위한 치료법이거든요. 아이들이 등산을 하고도 힘이 남아서 뛰어 노는 것을 보면 건강하다는 우리들이 더 허약해 보입니다.  

 

그런데 말이예요. 그들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소망이 있다고 하네요.

엉뚱하게 들리지만 간절한 소망.

수술 받지 못하는 친구들을 걱정하는 마음입니다. 

그들의 소원을 들어 볼까요?

 

환우회 청량산 장인봉 8.jpg

선천성 심장병 수술을 할 때 인조 혈관 등 수술재료가 필요합니다. 인공 혈관이 수술한 후에 막히면 다시 수술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막히지 않고 오래 쓸 수 있는 수술 재료가 필요합니다.

선천성 심장병 같은 희귀병으로 수술 받아야 하는 어린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대량 생산을 하지 않고, 제품을 팔아서 이윤을 남기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한국 어린이들에게 제품을 공급하던 회사 Gore사가 2년전 지사를 철수하고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제품의 보험수가와 인허가 조건 등으로 식약처 등과 오랫 동안 갈등하다가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더이상 한국에서 비지니스를 하는 것이 손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팔아서 이윤도 생기지 않는데 온갖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니 협상이 결렬되고 사업을 철수 한 것입니다. 사업을 철수한 Gore 회사가 밉지만 그런 환경을 만든 보험공단과 식약처, 복지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러면 촛불이 아니라 횃불을 들고 꽹가리를 두드르며 데모를 할 것 같은데 그러기에는 너무 힘이 약한 그들입니다. 아이들 생명을 살리는 수술 재료 공급을 재개해 달라고 간절히 요청하는 캠페인이 전부입니다.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의 생명과도 같은 수술재료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적정 수가를 보장하고, 작은 이윤이지만 어린이를 살리는 일에 동참해 달라는 소망입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널리 쓰이는 치료재료가, 한국에서 수입해서 사용하려면, 외국에는 없는 까다로운 절차를 겪어야 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고쳐야 하지 않나요? 

해외 직구로 많은 물건이 오가는 시대라고 해도, 생명을 지키는 수술 재료가 자유롭게 유통되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 것은 옳습니다. 그렇지만 어린이 생명을 위협받도록 쇄국 정책을 쓴다면, 그 것이 정부가 할 일인가요? 적폐이고 갑질 아닌가요?

 

2017년 Gore 사 철수 당시의 기사를 링크합니다. 

같은 기사도 읽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다르게 읽히겠지만 정부의 안이한 대처를 지적합니다.

설마 철수하겠어? 하고는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2년이 흘렀습니다.

그 당시에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공무원이어서 그러면 되냐고 했었습니다. 페북에서 논쟁을 하기도 했습니다. 공무원들은 원칙대로 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보직 이동으로 떠납니다.

의사 출신 공무원은 더 이상 의사가 아닙니다. 그들은 책임감이 없어요. 

원칙대로 한다는 말은 죽을 사람은 죽으라는 말이지요. 의료는 그런게 아닌데 말입니다. 죽을 사람도 살릴 수 있으면 살려야지요. 

 

인조혈관 공급사 '한국 철수'···심장수술 중단 '위기'
대체품 없어 반쪽심장 아이들 발생 가능성, "인하 또 인하" 불만 팽배 [ 2017년 04월 29일 06시 20분]

http://www.dailymedi.com/detail.php?number=818242&thread=22r11

 

 

"인조혈관 공급중단, 독점적 지위 악용 문제있다"

정통령 복지부 과장, 해당 업체 무책임한 행태 꼬집어
 이지현 기자 (news@medicaltimes.com)기사입력 : 2017-05-08 05:00

http://www.medicaltimes.com/Users/News/NewsView.html?ID=1111535

 

 
한국 소아심장수술 멈추면 그 책임 누가질까

정숙경 기자 [ 2017년 05월 10일 11시 55분] 

http://www.dailymedi.com/detail.php?number=818419&thread=22r02

 

 

댓글 '2'

배문숙 2019-05-08 오전 10:06

아 첫사진 아이를 사랑하는 아빠의 마음에서 빵 터져 큰웃음소리 나왔습니다. ㅎㅎ첫사진의 아들 사진 영광입니다. 사다리의 경사도와 같던 계단의 청량산 함께 올라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서정욱 2019-05-08 오전 10:20

가까이서 부자간 대화를 들었기에 정확합니다.가파른 산을 오르다가 넘어져서 옆구리를 다쳤어요. 아프다고 했어요. 상처를 본 아빠는 괜챦다고 하며 아빠 배낭도 짊어 질수 있을 거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아빠의 짐을 대신 짊어지는 찬율. 감동적이었습니다.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